최근 발의된 공인탐정법에서 조사대상 제한 논란
민진규 대기자
2018-01-17
2016년 윤재옥 의원이 발의한 공인탐정법 제17조에 공인탐정이 수집 및 조사를 할 없는 제약사항을 명시했다.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국가의 안보 또는 기밀에 관한 사항 

② 기업의 영업비밀 또는 연구개발 사항 

③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탐정이 의뢰인으로부터 상기 3항에 관한 정보수집 및 정보조사를 요청 받더라고 거부해야 한다. 

동법 제18조에 공인탐정업자는 사실조사를 의뢰 받은 내용에 위법한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사실조사를 거부해야 하고, 의뢰 받은 내용의 사실조사 결과가 범죄행위 등 불법행위에 사용되거나 사용될 것을 안 경우에는 해당 사실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공인탐정법 초안 중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지는 다음 몇 가지가 된다. 

첫째, 의뢰 받은 내용이 위법하거나 조사결과가 불법행위에 사용될 것을 알지 못한 경우에 대한 대책이 없다. 불법행위에 사용될 것을 파악한 경우에는 사실조사를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의뢰인이 탐정이 수집한 정보를 불법행위에 활용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고, 후일 결과적으로 불법행위에 활용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 

탐정이 사전에 불법행위에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논란이 발생했을 때 어떤 근거로 추정할 것인지 등에 관한 고민도 필요하다. 

둘째, 국가의 안보 또는 기밀에 관한 사항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지만 해외의 사례를 보면 탐정이 하는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기업에 관련된 정보수집인데 이를 금지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기업의 영업비밀이나 연구개발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하는 것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정보기관이 산업정보활동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처벌하기는 매우 어렵다. 탐정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영업비밀도 특허와 달리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영업비밀보호법에 영업비밀의 요건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비밀은 영업비밀보호법으로 보호가 충분히 되는데 탐정이 수집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킬 필요성이 있는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의뢰인이 수집을 의뢰한 정보가 영업비밀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경우에 탐정이 영업비밀이라는 것을 알기는 쉽지 않다. 

영업비밀보다 더 많은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연구개발 정보이다. 연구개발에 관련된 어떤 정보도 수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연구개발의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도 의문이다. 

기업의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공식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이 연구개발인지, 일반 부서에서 고민하고 시제품을 만드는 것까지 모두 연구개발인지 등도 명확하게 규정하기 쉽지 않다. 

셋째, 대통령령으로 정해 규제할 내용은 어떤 것을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탐정의 주요한 업무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규제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탐정의 업무를 단순하게 사람 찾기, 사실 관계 확인, 심부름 등 개인에 관련된 일에 국한시킬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변호사나 경찰 등이 해소해 주지 못한 다양한 정보수집과 정보조사 영역까지 모두 포함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0년 이상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공인탐정법이 첫 발을 내딛게 되는데 자칫 발생하지도 않은 부작용을 의식해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탐정이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했기 때문에 이제라도 공인탐정법을 제정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 A기업의 연구소 전경(출처 : 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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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대기자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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