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의된 공인탐정법에서 계약서 작성내용에 대한 고민
민진규 대기자
2018-01-08
2016년 윤재옥 의원이 발의한 공인탐정법 제16조에 계약사항 서면 교부의 의무에 대해 규정했다. 탐정과 의뢰인과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16조는 공인탐정업자가 의뢰인과 탐정의 업무를 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포함한 계약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여 의뢰인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하는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공인탐정업자의 성명(법인의 경우 그 대표자의 성명), 사무소의 명칭(또는 상호) 및 주소 

②  계약을 체결하는 공인탐정의 성명 및 계약 연월일 

③  사실조사의 내용, 기간 및 방법 

④  사실조사 결과의 보고 방법 및 기한 

⑤  업무의 위탁에 관하여 정한 것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 

⑥  의뢰인이 지불하여야 하는 금전의 액수와 지급 시기 및 방법 

⑦  계약의 해제에 관하여 정한 것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 

⑧  작성하거나 취득한 자료의 처분에 관하여 정한 것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 

⑨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세부 내용은 탐정이 의뢰인과 상담한 내용을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공인탐정법이 통과된다면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지키도록 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사실조사를 진행할 경우 다른 업무와 달리 명확하게 정해진 기간, 방법 등을 명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조사라는 것 자체가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고 오래된 사건의 경우 사실을 파악하는데 장시간 소요될 수 있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상속인을 파악하는데 몇 년이 소요된 경우도 있다. 직업의식이 투철한 탐정이라면 의뢰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투입한 비용이 계약한 수수료를 초과해도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비용부담은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변호사, 세무사, 법무사, 회계사 등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조사하거나 관련자와 면담을 진행하지만 탐정보다는 현장을 많이 찾지는 않는다. 

이들 전문가는 자신이 획득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탐정은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일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이다. 

현장을 방문하고 관련인과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탐정의 사무소가 서울에 있는데 현장이 지방이라면 교통비도 많이 필요하고 시간도 서울보다 몇 배나 많이 소요된다. 

만약 현장이 부산이라면 몇 분간의 현장조사를 위해 왕복 5시간에서 10시간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교통수단도 국내선 항공기, KTX, 고속버스, 자가용 등으로 다양하며 선택하는 교통수단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현장을 1회가 아니라 다수 방문해야 한다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당연하게 투입하는 시간에 대한 인건비도 포함해야 한다.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인원이 1인 이상이 필요한 경우라면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진다. 단순 현장방문을 넘어서 관계자 면담, 미행, 잠복 등을 조사활동을 수행해야 한다면 숙박비, 식비 등도 감안해야 한다. 

현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면 자신이 축적한 지식과 경험만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고민은 최소화된다. 하지만 이런 업무는 많지 않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고민은 커진다.아무리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탐정이라고 해도 조사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계약 당시에 전부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탐정의 활동 역사가 긴 선진국에서도 비용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현지(출처 : 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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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대기자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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