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셜록 홈즈] (104)탐정이 수집한 기록매체는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때까지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
민진규 대기자
2016-12-22 오전 11:33:16
 

 


▲민간여객기로부터 공격 당한 World Trade Center(출처: 위키피디아) 

◈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수집한 증거를 관리하는 방법

탐정이 정보조사를 하는 이유는 사실관계를 밝히려는 목적도 있지만 증거를 확보해서 재판이나 수사에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

증거는 은밀한 장소에서 발견하고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집된 증거물을 잘 관리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어렵게 수집한 증거물이 관리미숙이나 소홀로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 최근 탐정이 정보조사에 많이 활용하는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녹음기, 아날로그 비디오 테이프, 아날로그 녹음 테이프 등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디지탈 카메라로 현장이나 증거물의 사진을 찍을 경우 메모리 스틱을 사건별로 따로 사용하도록 한다.

다른 사건에 한번이라도 사용한 메모리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자료를 같이 보관할 경우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사건에 관련된 사진이 담긴 메모리는 원본 그대로 라벨을 붙여서 보관한다. 메모리에 담긴 자료를 컴퓨터에 옮겨서 파일로 저장하여 관리할 경우 증거의 신뢰성이 손실될 수도 있다.

둘째, 아날로그 비디오 테이프나 필름도 동일한 방법으로 관리하면 된다. 비디오 테이프로 동영상을 촬영한 경우 사본을 만들거나 편집본을 만드는데 재판정이나 수사기관에는 원본만이 사용될 수 있으므로 원본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녹음기에 관한 방법이다. ‘보이스 펜’ 디지털 녹음기로 중요 대화나 상황에 관한 음성 녹음을 한 경우도 보이스 펜 전체를 라벨을 붙여서 증거물로 관리한다.

대부분 녹음 파일을 컴퓨터로 옮기고 내용을 지운 후 다른 사건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지 않도록 한다.

넷째, 아날로그 녹음 테이프도 사건 라벨을 붙여 개별적으로 관리한다. 사건이 장기화되거나 녹음한 테이프가 많을 경우는 중요한 내용이 녹음된 테이프만 관리하도록 한다. 

◈ 화재나 천재지변 등을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설비를 구축

각종 증거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관하기는 정보조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나 개인에게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애로점이 있으므로 살펴보자.

첫째, 개별 사건마다 사용된 증거물을 재활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할 경우 비용문제가 발생한다. 사건마다 필요한 도구 즉 테이프나 메모리카드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번거롭고 비용이 발생한다고 중요한 증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비용문제는 사건 의뢰인에게 청구해서 충당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관련 제품들이 가격이 많이 낮아져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비용을 아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 수집한 증거물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인력도 공간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것도 핑계에 불과하다. 탐정이 전문가, 탐정기업이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면 기초적인 증거물 관리부터 체계를 잡고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증거물이 부피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관리하는데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력은 증거물을 관리하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교육해주는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고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한번만 체계를 잘 세우면 되므로 교육과 자문 비용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셋째, 작은 기업이나 사무실에서 외부인뿐만 아니라 내부인이라도 인가된 소수 인원 외에는 접근할 수 없는 비싼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

보안시스템은 인가된 자라도 보안수칙에 따라 출입자관리대장에 날인한 후 출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주 비싼 첨단 보안시스템이 설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외부인의 접근은 철저하게 통제하지만 인가된 내부인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내부인의 출입기록이 완전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면 보관소 내부의 증거물도 철저하게 관리되지 않을 수 있다. 소송에서 소송 상대편이 이러한 개연성을 주장할 경우 증거물의 신뢰성이 떨어진다.

넷째, 홍수, 벼락 등 천재지변, 화재 등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하여 대비를 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절대로 완벽하거나 안전한 장소는 아무데도 없다.

홍수, 벼락, 화재 등은 항상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비해야 한다. 화재 시에도 물을 뿌리는 스프링 쿨러나 일반 소화기를 사용할 경우 증거물이 훼손될 수 있으므로 하론가스 설비를 갖추도록 한다.

보관하는 자료의 종류에 따라 소방설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해서는 소방전문가와 상의를 하고 자문을 받도록 한다.

다섯째, 기타 관리자의 부주의로 인한 증거물의 멸실, 위∙변조 등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증거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행방이 묘연해지거나 관리상 부실이 발생할 경우 상대편은 증거가 위조되었거나 바꿔 치기 되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해 증거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

증거물이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가는 경우에는 서류에 인수인계 사실을 기재하고 날인해서 관리한다.

개인이나 기업이라도 전문적인 증거물 보존, 관리기법을 가지고 있다면 재판정이나 수사기관으로부터 공신력을 확보하리라 생각한다. 안전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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