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셜록 홈즈] (162)한국에서 왜 심부름센터는 성행하는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운용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경제전문가 대부분도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고 말하는데 정부가 공인탐정 시장을 이기려고 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공인탐정에 대한 국민의 수요는 높은데, 정부는 일부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인탐정법을 제정하고 공인탐정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공인탐정을 도입하는 것을 미적거리는 사이에 일명 ‘심부름센터’라고 하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 심부름센터는 말 그대로 고객의 원하는 심부름을 대행하는 사업자로 국내에 수천 개에 달한다. 심부름센터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이유와 사례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자.
◈ 사회 인프라가 부실하고 국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
심부름센터의 사업 내역은 장보기나 물건구매, 물건 배달하기, 이벤트 대행, 사람 찾기, 증거 수집하기 등으로 다양하다. 심부름센터가 성행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사회 인프라가 부실하기 때문에 다양한 개인 심부름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심부름을 대행시키고자 하는 시장의 수요가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공급도 늘어나면서 심부름센터가 생겼다.
물건 배달하기만 하더라도 아파트가 많은 도심에서 주부나 여성이 무거운 짐을 운반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구매한 물건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도 서비스가 늘어난 배경이다.
미국과 같은 국가는 주말에 가족이 자동차를 몰고 도심 외곽에 위치한 대형 할인점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장보기는 주부들의 전유물이고, 걸어서 동네 슈퍼마켓에서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라 무거운 짐을 힘들게 들고 와야 한다.
둘째, 국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커서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사람 찾기만 하더라도 실종자에 대한 경찰의 수색의지가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생긴 서비스이다.
언론에 보도되거나 유명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인 등이 아니면 실종신고를 받더라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봐도 실종신고, 도난신고 등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미아, 치매노인, 자발적인 가출자 등을 찾으려는 민원은 많은데 경찰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은 된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셋째, 개인간의 분쟁은 늘어나지만 해결한 수단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심부름센터가 가장 많이 하는 업무 중 하나가 증거 수집하기인데 이혼이나 상속 분쟁의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행된다.
과거 간통죄가 인정됐을 때는 배우자의 불륜에 관한 증거를 수집해 이혼 사유로 제시하거나 위자료 청구 시 유리한 입증자료로 활용했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에도 위자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해 불륜증거를 수집하려는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현행 법률에서 인정되는 위자료가 너무 적은 것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위자료를 받기 위해 배우자의 불륜증거를 찾는 이유다.
이혼이나 상속분쟁은 개인간의 이해 충돌이나 감정싸움에서 시작하지만 폭언, 폭행, 살인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가공권력이 개입해 조정하거나 약자를 보호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근 경찰이 가정폭력 등에 단호하게 대처한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분쟁은 늘어나는데 해결한 수단은 없고, 국가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여전해 대부분의 국민은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심부름센터가 성행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해관계자가 담합해 불법 심부름센터를 양성화할 수 있는 공인탐정법을 제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의 직무태만 혹은 직무유기 행위라고 볼 수 있다.
– 계속 -
▲홍콩 공원의 남녀 조각상(출처 : iNIS)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지난 수십 년 동안 공인탐정에 대한 국민의 수요는 높은데, 정부는 일부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인탐정법을 제정하고 공인탐정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공인탐정을 도입하는 것을 미적거리는 사이에 일명 ‘심부름센터’라고 하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 심부름센터는 말 그대로 고객의 원하는 심부름을 대행하는 사업자로 국내에 수천 개에 달한다. 심부름센터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이유와 사례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자.
◈ 사회 인프라가 부실하고 국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
심부름센터의 사업 내역은 장보기나 물건구매, 물건 배달하기, 이벤트 대행, 사람 찾기, 증거 수집하기 등으로 다양하다. 심부름센터가 성행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사회 인프라가 부실하기 때문에 다양한 개인 심부름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심부름을 대행시키고자 하는 시장의 수요가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공급도 늘어나면서 심부름센터가 생겼다.
물건 배달하기만 하더라도 아파트가 많은 도심에서 주부나 여성이 무거운 짐을 운반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구매한 물건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도 서비스가 늘어난 배경이다.
미국과 같은 국가는 주말에 가족이 자동차를 몰고 도심 외곽에 위치한 대형 할인점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장보기는 주부들의 전유물이고, 걸어서 동네 슈퍼마켓에서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라 무거운 짐을 힘들게 들고 와야 한다.
둘째, 국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커서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사람 찾기만 하더라도 실종자에 대한 경찰의 수색의지가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생긴 서비스이다.
언론에 보도되거나 유명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인 등이 아니면 실종신고를 받더라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봐도 실종신고, 도난신고 등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미아, 치매노인, 자발적인 가출자 등을 찾으려는 민원은 많은데 경찰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은 된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셋째, 개인간의 분쟁은 늘어나지만 해결한 수단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심부름센터가 가장 많이 하는 업무 중 하나가 증거 수집하기인데 이혼이나 상속 분쟁의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행된다.
과거 간통죄가 인정됐을 때는 배우자의 불륜에 관한 증거를 수집해 이혼 사유로 제시하거나 위자료 청구 시 유리한 입증자료로 활용했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에도 위자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해 불륜증거를 수집하려는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현행 법률에서 인정되는 위자료가 너무 적은 것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위자료를 받기 위해 배우자의 불륜증거를 찾는 이유다.
이혼이나 상속분쟁은 개인간의 이해 충돌이나 감정싸움에서 시작하지만 폭언, 폭행, 살인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가공권력이 개입해 조정하거나 약자를 보호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근 경찰이 가정폭력 등에 단호하게 대처한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분쟁은 늘어나는데 해결한 수단은 없고, 국가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여전해 대부분의 국민은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심부름센터가 성행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해관계자가 담합해 불법 심부름센터를 양성화할 수 있는 공인탐정법을 제정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의 직무태만 혹은 직무유기 행위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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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공원의 남녀 조각상(출처 : iNIS)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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