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셜록 홈즈] (165)애인에서 상담사역할까지 수행하는 심부름센터
민진규 대기자
2018-10-01 오전 10:00:24
요즘 심부름센터에 대한 글을 기고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경험한 심부름센터의 장점과 단점에서부터 심부름센터의 역할까지 필자와 이야기 하려는 사람이 많다.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의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인력동원, 가족대행에 대한 글을 읽고 TV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다고 얘기하는 사람부터 일찍 알았다면 심부름센터에 의뢰했을 것이라는 반응이 제 각각이었다. 

요즘 인구절벽시대이니 젊은이들이 결혼도 하지 않아 아이도 낳지 않는 현상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결혼이나 출산은 여성 개인의 선택인데도 불구하고, 비난하는 정치인이 있어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신의 요구조건과 금기사항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신의 인생이 충분히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비혼 여성이 많아지면서 애인과 인생 상담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흥신소, 탐정, 심부름센터 등의 이름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애인, 상담사 등의 업무를 살펴보자.

첫째, 젊은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마음이 허전할 때를 대비해 애인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다. 애인이 필요한 것은 남자, 여자 모두 포함된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스토킹, 데이트폭력, 연인과 헤어진 후 사진이나 동영상을 퍼트리는 행위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됐다.

젊은 청춘 남녀들이 이성을 만나 사귀고 사랑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일부 소심한 사람들은 이성과 사귀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걱정한다. 과거에 유사한 경험이 있을 경우에 불안감은 더욱 커져 이성과 만나는 행위 자체를 두려워한다.

혼자서 살아도 회사 업무가 잘 풀리지 않거나 주변인과의 갈등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들어지면 이성과의 부드러운 만남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렇다고 일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잠시만 애인을 해달라고 사정할 수도 없어 심부름센터에 의뢰를 하게 된다.

자신이 선호하는 외모, 성격, 신체, 나이 등을 제시하고 데이트에서 금기되는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조건에 적합한 사람을 보내주는 것이다. 서로 상대방의 개인 신상정보에 관련된 질문을 해서도 안되고, 연락처를 주고 받는 것도 금지된다.

둘째, 혼자서도 즐겁게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각종 공식적인 행사에 애인을 대동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도 발생한다. 이러한 때에 애인이 필요하다.

영화나 TV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소재처럼 연로한 부모가 혼자 사는 자녀에게 애인을 강제로 데려오도록 요구할 경우도 있다. 아니면 임종이 가까워진 부모나 조부모의 최후 희망사항을 충족시키고 싶지만 마땅한 애인이 없어도 심부름센터에 연락한다.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과 같은 중요한 가족행사에도 혼자 가기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려면 애인이 필요하기도 한다.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경우에는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느냐 등의 난처한 질문도 피할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소위 말하는 잘나갔는데 동창회에 혼자 나가기 싫어서 애인을 찾기도 한다. 회사에서 직장 동료의 모임이 있거나 부부동반과 같은 커플모임의 경우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지만 애인이 없을 때도 유용하다. 

◈색안경을 끼고 금기시하기 보다는 시장에 맡겨야

셋째,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심리적으로 힘들 때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자신을 잘 아는 주변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고, 개인 사생활을 보호받고자 한다면 심부름센터의 상담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애인과 마찬가지로 상담사의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유형이지만 개인화가 많이 진전돼‘대중 속의 고독’이 일반화된 일본에서는 개인 상담사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일부 상담사는 돈에 벌려고 하는 욕심보다는 타인을 만나 인생을 탐험한다는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상담사 역할을 신청한다. 이런 방식으로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아버지 또래의 중년의 남성을 만나 인생고민을 상담하거나, 부모가 없는 청년이 어머니 나이의 여성을 만나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대로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상담사와 자신의 청춘 얘기를 나누고 싶어하기도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수요가 있으면 항상 공급이 따라가게 마련이다. 일본에서 애인대행과 상담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관련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일본에서만 성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 선진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유사한 사업이 영위되고 있다. 시장에 수요가 있는데 국가나 사회가 터부시하고 단속하면 암시장이 생겨나는 법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두면 시장은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면서 성장한다. 인위적으로 조절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국내 심부름센터도 통제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맡겨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 계속 – 

 


선전 전시회장 입구의 암표상(출처 : iNIS)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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