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례연구13] 고등학생인 딸을 미행한 스토커를 찾아 해결
민진규 대기자
2021-07-07 오전 11:01:26
지난해 8월부터 탐정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탐정을 관리할 수 있는 가칭 탐정업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탐정업체와 관련 단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없는 아노미(anomie)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이 수행하는 업무가 100여가지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혼란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일본 탐정의 조사 사례를 연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탐정은 불륜조사, 사람찾기, 신원조사, 신용조사뿐만 아니라 스토킹조사도 의뢰를 받는다. A탐정법인이 수주한 업무도 40세의 여성(B)가 의뢰한 스토킹조사였다. 세부 조사 내역을 살펴보자.

40세 전업 주부인 B는 17세 고등학생인 딸 C의 등교를 배웅하다가 C를 따라가는 중년 남성 D를 목격했다. 한번 파악을 한 후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D는 C의 학교까지 따라가고 있었다.

스토킹이 의심되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B는 A탐정법인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다. 스토킹 조사경험이 풍부한 탐정은 C의 등하교 동선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조사를 시작한지 2일째, 아침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는 C를 미행하는 D를 확인했다. 중년 남성인 D는 C를 따라서 학교까지 간 이후, 하교시에도 교문 주변에서 C를 기다렸다.

C가 학원에 들어가면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학원에서 나오는 C를 따라 집까지 더 미행했다. C가 집으로 들어가 방에 불을 켠 이후가 되면 그제서야 사라졌다.

탐정은 D를 미행해 살고 있는 집을 확인했다. 주변 탐문과 다양한 조사기법을 동원한 결과, D는 C가 중학교 시절에 다닌 학원의 강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조사결과를 정리해 의뢰인인 B에게 자초지종을 알려줬다. B는 탐정을 대동해 D와 만나 스토킹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딸인 C가 학원을 다닐 당시에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였다. 다행스럽게 D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스토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탐정이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기 이전에 명확한 증거를 수집하고, 신원을 확인했기에 가능한 해결책이었다. 자칫 D가 극단적으로 C를 납치하거나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조짐도 있었다.


▲스토킹 소재를 다룬 만화 표지(출처 :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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