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례연구23] 초등 4년 아들의 왕따를 걱정한 주부의 고민 해결
민진규 대기자
2021-07-15 오후 10:35:50
지난해 8월부터 탐정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탐정을 관리할 수 있는 가칭 탐정업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탐정업체와 관련 단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없는 아노미(anomie)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이 수행하는 업무가 100여가지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혼란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일본 탐정의 조사 사례를 연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탐정은 사람찾기, 불륜조사, 바람기조사, 신용조사, 신원조사뿐만 아니라 왕따조사도 의뢰를 받는다. A탐정법인이 수주한 업무도 35세의 여성(B)이 의뢰한 왕따조사였다. 세부 조사 내역을 살펴보자.

주부인 여성 B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 C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학교 주변의 점포 주인과 친한데, 그에 따르면 아들 C가 하교를 하면서 친구들의 가방이나 소지품을 혼자 들고 있다.

전형적인 왕따로 인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들인 C는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며 극구 부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C의 친구나 그들의 부모와 만난다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 않았다.

따라서 왕따조사의 경험이 풍부한 A탐정법인과 상담을 진행했다. 조사의뢰를 받은 A탐정법인은 젊고 유능한 여성탐정을 배치해 C와 친구들의 하교 과정을 미행했다.

미행결과, 다행스럽게 C의 집이 가장 가까워서 집 근처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제각각 자신들의 가방을 챙겨서 떠났다. C는 친구 5명의 가방을 들고 이동했지만 금전갈취나 폭력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A탐정법인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B에게 아들과 친구들을 불러 친구 관계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B는 아들과 친구들을 모아 외식을 시켜주는 등의 과정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청소년의 왕따문제는 자칫 부모가 잘못 개입할 경우에 각종 폭행과 모욕, 명예훼손 욕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지혜가 필요한 영역이다. 한국도 일본의 학교에서 발생하는 수준의 각종 심각한 왕따사건이 발생해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교육당국의 관심은 적다.


▲일본에서 여학생들이 친구를 왕따시키는 장면(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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