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례연구9] 무언의 전화로 시작된 스토킹을 슬기롭게 해결
민진규 대기자
2021-07-02
지난해 8월부터 탐정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탐정을 관리할 수 있는 가칭 탐정업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탐정업체와 관련 단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없는 아노미(anomie)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이 수행하는 업무가 100여가지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혼란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일본 탐정의 조사 사례를 연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탐정은 불륜조사, 사람찾기, 신용조사뿐만 아니라 스토커 대책도 의뢰를 받는다. A탐정법인이 수주한 업무도 30세의 기혼 남성(B)가 의뢰한 스토커 대책조사였다. 세부 조사 내역을 살펴보자.

1개월전부터 집으로 무언의 전화가 자주 와서 노이로제에 걸렸다. 처음에는 B가 퇴근하는 시간부터 3~4시간에 걸쳐 10회 정도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최근 1주일 동안은 아내와 아이들이 집에 있는 낮 시간에도 무언의 전화가 왔다. 맨션의 창문에도 작은 돌멩이가 날아오기도 해 공포에 젖어들었다.

회사원으로 근무하는 B는 같은 직장의 미혼 여성인 C와 불륜관계를 유지하다가 최근 헤어졌다. 따라서 C가 앙심을 품고 집으로 전화를 하고, 돌을 던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부인에게 헤어진 전 애인인 C가 저지르는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말할 자신은 없었다. 따라서 탐정과 상담했고, 스토커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탐정이 주택 주변에 초소형 감시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해 촬영한 결과, 돌을 던지는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D로 드러났다. B에게 D가 누구인지 물었지만 전혀 몰랐다.

B는 자신의 아내에게 D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알고 있는 사람인지 물었다. 아내는 D가 최근까지 자신과 사귀었던 남성이라고 실토했다.

탐정이 나서서 D와 면담한 결과, D도 B의 아내가 자신을 더이상 만나주지 않으면서 B에게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하고, 집 창문에 돌을 던진 것이었다.

탐정은 D에게 이러한 행동이 본인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는 순순히 해당 조언을 받아들여 더 이상 무언의 전화도 하지 않았다.

탐정은 모든 조사결과를 정리해 B에게 전달했다. B는 과거 연인이었던 C와의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토커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에서 만족했다.


▲일본의 스토커 정화단에 관련된 만화 표지(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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