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례연구30] 도쿄 거주 82세 치매노인을 찾아 고향 마을로 향한 이유
민진규 대기자
2021-07-23
지난해 8월부터 탐정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탐정을 관리할 수 있는 가칭 탐정업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탐정업체와 관련 단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없는 아노미(anomie)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이 수행하는 업무가 100여가지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혼란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일본 탐정의 조사 사례를 연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탐정은 신용조사, 불륜조사, 바람기조사, 신원조사뿐만 아니라 사람찾기도 의뢰를 받는다. A탐정법인이 수주한 업무도 55세의 여성(B)이 의뢰한 사람찾기였다. 세부 조사 내역을 살펴보자.

가정 주부인 B는 도쿄 도심에 살고 있는 82세 아버지인 C가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근에 치매 증세가 나타났고, 건강을 위해 집 주변을 산택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며칠 전 새벽 C는 집을 나간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며칠 동안 소재파악이 되지 않아 걱정이 커져 A탐정사무소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다.

A탐정법인은 C의 사진을 갖고 이웃을 중심으로 탐문조사를 진행했다. 탐문을 진행할 결과 아침 일찍 전철역으로 향하는 노인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C가 평소에 연락하고 잘 지내는 친구나 친척 등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도 그의 행적을 알고 있지 않았다. 결국 탐정은 C의 고향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어린 시절에 자란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골 동네 주변을 탐문과 조사를 진행해 마을 외곽에 위치한 폐가에서 C를 발견했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탈진한 상태였다. 지역 병원에 연락해 입원을 시키고, 의뢰인인 B에게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일본은 2019년 기준 100세 이상의 노인이 7만명이 넘을 정도로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 노인들의 가장 큰 질환 중 하나가 치매이며,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중국 광저우역 광장에서 분주히 이동하는 사람들(출처 : iNIS)
저작권자 © 탐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탐정사건조사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