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미행을 위해선 강한 심리적 압박 극복해야
민진규 대기자
2021-03-04 오후 6:18:02
탐정의 조사 기법 중 하나인 미행은 쉬우면서 난이도가 높은 방법이다. 단순히 조사 대상자인 타겟을 따라만 가는 일은데 어렵다고 말하면 일반인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타겟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렸다면 뒤따르고 있는 탐정은 괴로워진다. 타겟이 갑자기 돌아서서 탐정에게 다가와 "당신 누구냐?"고 묻는 상황도 연출된다.

또한 미행을 당해본 경험이 있거나 행동이 민첩한 타겟이라면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기만술을 펼친다. 보도를 걷다가 갑자기 택시를 잡는다던지 혹은 한적한 골목길에서 뛰기 시작하면 탐정은 난처해진다.

타겟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동일한 행동을 취하면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영리한 타겟은 종종 미행자가 누군지 판별하기 위해 돌발적인 행동을 자행한다.

수십 년간 현장을 누비며 추적 임무를 수행했던 탐정이라도 신분 노출에 대해 걱정한다. 미행 도중 타겟과 눈이 직접 마주쳤거나 신체적 접촉이 발생했다면 혹시 발각된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

하지만 타겟이 천재라고 할지라도 복잡한 길 거리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복잡한 출퇴근 시간의 버스나 전철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하루에 몇번 정도 맞부딪힌다고 해도 신분이 노출됐을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초보 탐정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타겟을 기피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현장을 이탈해버린다.

미행 임무를 수행하던 탐정이 지레짐작으로 발각됐다고 우려해 미행을 중단한다면 자질이 없는 것이다. 탐정이 타겟에 노출되지 않기위해 노력하거나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말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동하거나 생활하는 도심과 한적한 교외 및 농촌 지역은 노출 가능성에서 차이가 있다. 도심은 옆집 사람이 죽어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주변인에 무관심하다.

반면에 하루에 낯선 사람이 1명도 오지 않는 농촌에서는 한달 전에 지나간 사람의 얼굴도 기억한다. 주민들은 외지인에 대해 경계심도 갖고 있으며 도둑일 수도 있기 때문에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숙련된 탐정이라고 해도 미행을 시작하면 긴장하고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미행을 쉽게 생각해 초보자를 투입하거나 의뢰인의 동행을 허락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한번 미행이 노출되면 타겟은 예민해지거나 폭력적으로 돌변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무리한 미행이나 초보 미행은 위험하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을 장악할 능력을 갖춘 탐정이 맡아야 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장을 걸어가는 청년들(출처 : iNIS)
저작권자 © 탐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국내탐정동향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