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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1최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격렬한 전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지상군의 포격, 공군의 폭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수백명이 넘었으며 수천채의 주택도 파괴됐다.이스라엘은 2차 대전 이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 국민들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등으로 격리하는 정책을 추진했다.팔레스타인들은 유대인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자며 무력투쟁을 불사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이란 등 주변국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면서 투쟁을 이끌고 있는 하마스는 비정규군이 아니라 정규군 수준으로 무장했다.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들로부터 전폭적인 정치적 및 물질적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러단체로 규정해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과감하게 벌여도 효과가 없는 이유다.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목표는 가자지구에 건설된 지하터널 파괴였다. 병력의 이동과 무기의 은닉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지하터널의 길이는 총연장 1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다양한 첩보활동을 통해 비밀 지하터널의 위치를 찾았다. 또한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면서 하마스의 대응체계 작동을 유도하는 방식도 동원했다.하마스의 지하터널은 도심 건물의 지하에 위치해 민간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면 폭파가 불가능하다. 정확한 입구나 터널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한 모사드의 지상과제다.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가 종료된 것은 다행스럽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도 몽촌토성의 벽을 허무는 두더지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두더지가 흙으로 조성된 벽에 지하터널을 만들면서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각종 첨단 센서를 토성의 주요 지점에 설치해 두더지가 땅을 팔 때 생기는 지진파를 탐지한다.공원 관리인으로부터 발견된 두더지를 퇴지하는 방법은 설명을 듣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효과가 좋다고 한다. 한낮 미물에 불과하 두더지를 찾기 위해 첨단장비를 사용하는 시대인 셈이다.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두더지 탐지기(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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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지난 2월 5일자로 '미군 관련 해외 로맨스 스캠의 주요 내용'이라는 기사를 게재한 이후에 관련 제보가 자주 접수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의 피해 사례 분석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다음 내용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이메일로 구체적인 신원만 삭제한 것이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내용은 "SNS 상에서 리비아에 근무하는 미국 군인이라고 하는 사람과 메세지를 주고 받았어요. 두어달 전부터. 오늘은 제 정보, 제 이름, 전화번호, 집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을 다 알려주었어요. 이후 조금 수상해 리비아 군인에 대해 검색해보니, 저와 똑같은 경우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어요. 보이스피싱이라고 하네요.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되나요."이다.탐정신문에 사연을 보낸 제보자의 우려와는 달리 단지 이름, 전화번호, 집주소, 이메일 주소를 알려준다고 피해가 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이제 자신이 군사 작전 중에 취득한 돈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가방 구입비, 운송료, 전역 후 한국으로 올 비행기표 구입비 등을 요구한다. 돈을 보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믿음을 얻는다.실제 사례에서도 돈은 박스에 넣고, 그 위에 자신의 옷과 개인용품을 덮는 방식으로 위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세관에서 압수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또한 보낸 이후에 화물을 찾는 방법도 알려줄 것이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안심시켰다. 보낸 돈으로 결혼해서 같이 살 좋은 아파트를 찾아보고, 선택한 아파트의 사진도 보내라고 요구한다. 그동안 많은 화려한 사진과 대화로 서로 친밀감을 쌓았다면 처음부터 많은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다. 부담이 없는 100만원에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금액을 높여간다.한번 돈을 보내면 이 때부터 본전 생각이 나서 포기하기가 어려워진다. 적게는 1000만원 혹은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송금한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위에 언급한 피해자는 돈을 보내기 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해 중단해 다행스러웠다. 독자 주변에 로맨스 스캠이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피해사례가 있다면 적극적인 제보와 상담을 부탁드린다.▲제보자가 받은 '로맨스 스캠'의 메시지 내용(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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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해외 로맨스 스캠에 대한 기사가 나간 후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제보를 받았다. 제보의 내용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이라면서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하거나 사귀자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대부분 처음에는 단순히 인물이나 풍경 사진을 보내주면서 호감을 얻는데 주력한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적군이 숨겨둔 돈을 찾았다거나 결혼을 하자며 경비를 요구한다는 점은 동일했다.미국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은 해외 주둔 미군을 빙자해 돈을 요구하는 사례를 신고하라고 안내한다. 대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에 주둔하는 군인이라며 접근하면 로맨스 스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러한 사기행위가 해외에서 목숨을 걸고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명예에 먹칠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대부분 발생하고 있는 스캠의 내용을 정리해 제시했다.미군은 다음과 같은 행위와 연루되지 않으며 그러한 정책도 없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병사의 휴가비를 요구 ▲장군이 병사의 휴가를 위해 가족과 연락 ▲장군의 데이팅 사이트 가입 ▲병사는 통화나 휴가를 위해 돈을 상납 ▲병사는 결혼을 위해 허가가 필요 등이다.또한 ▲병사가 조기 제대를 위해 돈을 지불 ▲병사가 부상 치료를 위해 의료보험 가입 필요 ▲군용 항공기의 개인 자동차 수송 ▲군수장교가 병사가 물건을 구입하는데 관여 ▲전쟁 지역에 투입된 병사가 주택을 구입 ▲전투 지역에 배치된 병사가 대규모 돈의 발견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심스러운 상횡이 발생하면 돈을 보내지 말고 연방수사국이나 국방부 범죄수사대에 신고하라고 조언한다.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직접 전화 통화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상대가 어설픈 내용을 기반으로 편지나 메일로 연락하면 답장을 보내지 않아야 한다. 군대와 전쟁에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권한이 있는 당국자나 기관에 상담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 육군이 소개한 로맨스 스캠 편지 샘플(출처 : USA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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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2000년대 들어서 한국이 글로벌 국가에 편입되면서 각종 해외발 사기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에 무지한 한국인 남성이나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 가장 심각하다.최근 많이 발생하는 사기유형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 미군이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에서 복무하는 군인이나 관계자로 수백억원의 돈을 찾았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전쟁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다가 반군이나 적군이 숨긴 천문학적인 규모의 달러를 찾았다. 그런데 해외로 보내기 위해 계좌번호가 필요하며 화물 운송료도 있어야하기 때문에 관련 돈을 송금하라고 요구한다.엄청난 규모의 돈을 담을 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1억원이 필요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스스럼없이 한다.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는데 협조하면 30~40%의 수수료를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도 제시한다.일부 여성이나 남성들은 자신의 군복 입은 사진을 보내며 돈을 찾으러 한국에 오면 결혼하자고 꼬신다. 결혼해서 미국 시민권을 받아 이민가자는 말도 빠지지 않는다.미국 하와이나 캘리포니아에 수영장이 딸린 저택이 있다고도 거짓말을 한다.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과 같은 SNS나 인터넷에서 확보한 사진을 도용하는 사기꾼이다.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한국인에게 거금의 불법 자금을 보내줄 미 여군이나 남군은 없다. 또한 전쟁지역이라고 해도 적군으로부터 돈을 약탈하거나 은닉 자금을 확보해 개인적으로 착복할 수 없다.해외에서 모르는 아름다운 여성이나 남성이 사귀자고 하거나 솔깃한 사업제안을 해오면 전부 거짓말이라고 치부해야 한다. 괜히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찾아왔다고 착각하면 패가망신한다.정말 나에게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된다면 일을 저지르기 전에 글로벌 정보에 해박한 탐정 혹은 전문기관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참고로 국내에서 해외정보 수집과 분석에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도 24시간 365일 관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락처는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나무상자에 담겨 있는 돈(출처 : 미국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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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미국 CIA의 유능한 비밀정보요원이었던 알드리치 에임즈(Aldrich Ames)는 1994년 러시아 정보기관인 KGB의 이중간첩(double agent) 혐의로 체포됐다. 소연방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뛰어난 공작 실적을 쌓았던 에임즈가 적대국에 포섭된 것은 ‘돈(money)’때문이었다.소련 KGB는 ‘MICE’라고 ‘돈(money)’, ‘이데올로기(ideology)’, ‘타협(comprise)’, ‘에고(ego)’등의 수단을 통해 타겟를 포섭하는데 에임즈는 돈이라는 공작수단에 걸려든 것이다.비밀정보요원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돈이라고 하면 단순히 뇌물로만 생각하는데 선물이나 기타 금전적인 보상을 모두 포함한다고 봐야 한다.KGB는 2대에 걸쳐 CIA에 근무한 유능한 직원을 포섭하는데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돈을 지불한 만큼 가치 있는 정보를 충분하게 획득한 것은 당연하다. 에임즈가 KGB의 공작금에 넘어가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술과 여자는 효과적인 공작도구이지만 통제하지 못하면 파멸의 지름길에임즈는 CIA 직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CIA에 고용돼 단순한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대학 졸업 후에 시카고극장에서 기술보조원으로 일을 하다가 1962년 CIA에 공식적으로 입사하게 된다.에임즈는 터키에 파견 나가 소련의 정보장교를 포섭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1972년 랭글리에 위치한 CIA본부로 돌아와서 소련-동유럽부에서 4년간 근무했다. 1976년 뉴욕시에서 소련의 중요 정보원 2명을 관리했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이후 1981년 부인을 뉴욕에 남겨둔 채 멕시코에 발령을 받았다. 멕시코에서 콜롬비아 출신인 로사리오(Rosario)라는 애인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 1983년 부인과 공식적으로 이혼하면서 부채와 부인 생활비로 $US 4만6000달러에 달하는 빚을 해결해야 했다.에임즈는 전 부인과 이혼으로 발생한 부채를 정리하고 애인의 쇼핑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1985년 4월부터 소련 KGB에 정보를 팔기 시작했다. 가치 있는 내부 정보를 제공하면서 처음 받은 비용은 5만달러였다. 당시 에임즈의 연봉은 6만달러에 불과했다.이후부터는 KGB 비밀정보요원과 만날 때마다 2만달러에서 5만달러를 받았다. 에임즈가 소련으로부터 받은 공작금은 최소한 총 460만달러에 달한다. 그는 급여에 비해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는 지적을 받자 콜롬비아인 애인이 부자라고 둘러댄다.로사리오도 낭비벽이 심했고, 콜롬비아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매달 400달러의 생활비를 송금해야 했다. 간첩혐의로 체포될 당시에 집에는 60개의 지갑, 500컬레 이상의 신발, 개봉하지 않은 165박스의 팬티스타킹이 있었다. 당시 CIA 직원 급여로 살 수 있는 쇼핑 목록이 아니었다.에임즈는 버어지니아 알링톤에 위치한 주택을 54만달러 현금을 구입했고 재규어 랜드로버를 구입하는데 5만달러를 지출했다. 주택 리모델링에 9만9000달러를 지불했고, 부인이 콜롬비아 가족들에게 거는 전화비만 매월 6000달러를 초과했다. 자신의 월급보다 더 많은 지출한도가 허용된 프리미엄 신용카드로 소지하고 있었다.전설적인 이스라엘 정보요원이었던 엘리 코헨도 시리아 장성들과 외교관, 정치인, 연예인 등을 포섭한 것 풍부한 공작금이 기반이 됐다. 하지만 알드리치 에임즈와 같은 규모의 공작금을 받은 타겟은 없었다. 단순히 파티를 공짜로 즐기거나 애인과의 밀회장소를 무료로 빌린 정도에 불과했다.알드리치 에임즈가 소련 KGB로부터 받은 공작금은 수백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CIA는 KGB와 GRU에 심어둔 간첩들을 모두 잃어 피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타격을 받았다.월급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도 없고, 새로운 애인과 생활하기 어렵게 되자 KGB가 뻗친 유혹의 손실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비밀정보요원의 가장 큰 적은 적국의 공작원이 아니라 여자와 술이라고 한다.에임즈도 술을 과음해 중요한 비밀문서가 담긴 서류가방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해외 공작활동 중 외국 외교관과 충돌하면서 신원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중간첩으로 획득한 정보와 공작금으로 오히려 유능한 비밀정보요원으로 실력을 인정 받았다.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애인과의 만남은 그를 파멸로 이끌었다. 로사리오는 자백을 하는 조건으로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만 받아 경미한 처벌을 받았다. 에임즈는 KGB와 연락할 때 우체통의 ‘US Mail’ 표시가 붙은 위에 분필로 가로 막대기를 그렸다.에임즈 이후에도 미국 FBI는 2001년 로버트 한센(Robert Hanssen)이라는 새로운 내부 이중간첩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여자와 술, 마약 등은 비밀정보요원에게 가장 효과적인 공작 도구이지만 자제하지 못할 경우에 자신을 옭아맬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비밀정보요원도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계 속 - ▲에임즈가 KGB와 연락한 콜롬비아 보고타 우체통(출처 : art.com)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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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4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의 전설적인 정보요원은 엘리 코헨(Eli Cohen)이다. 그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1965년 체포돼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이스라엘 영토를 획기적으로 넓힌 ‘6일 전쟁’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져 있다.엘리 코헨의 장점은 뛰어난 사교술을 바탕으로 인맥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첩보영화의 교본으로 일컫는 ‘007 영화’주인공인 제임스 본드가 사교 능력을 바탕으로 타겟(target)을 포섭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비밀정보요원이 사교술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용모, 뛰어난 언변, 세심한 매너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비밀정보요원이 사교술을 발휘하기 위한 요소를 살펴보자. ◈ 교육과 훈련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자질이라고 봐야일반적으로 사교술은 교육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숙련시킬 수 있지만 천부적으로 자질을 갖춘 사람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비밀정보요원에게 요구되는 사교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에 필요한 용모, 언변, 매너 등은 다음과 같다.첫째, 다른 사람에게 호의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외모가 가장 중요하다. 타겟에 접근하거나 협조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좋은 인상은 필수적이다. 좋은 인상이라는 것이 반드시 잘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좋은 인상도 국가, 민족,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영국에서는 제임스 본드의 역할을 다수 연기한 로저 무어(Roger Moore)와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의 얼굴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반면에 러시아에서는 선한 농부와 같은 인상이 좋다. 일본은 지적인 인상을 좋아하고, 중국은 근면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선호한다. 비밀정보요원이 남의 눈에 띨 정도로 너무 잘 생기면 오히려 위장(cover)에 불리하다.둘째, 처음 만난 사람도 오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화려한 언변을 갖춰야 한다. 말이 많이 할 수 있는 다변가가 아니라 누구든지 자연스럽게 대화 속으로 이끌 수 있는 달변가가 돼야 한다.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쉽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남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상대방이 의심을 하지 않고 대화에 빠져들 수 있도록 대화의 소재가 풍부해야 한다. 상대방의 고향, 국가, 민족, 역사, 가정사, 관심사 등에 대한 기본정보(Basic Intelligence)를 확보하고 있으면 대화를 준비하는데 유리하다.교양을 쌓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좋은 이야기 꾼은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가정보기관이 비밀정보요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순한 전문지식보다는 교양과 소양을 갖춘 사람을 채용하는 이유다. 천부적으로 타고났다고 해도 평상 시에 다양한 주제에 관한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을 만나서 간접 경험을 폭 넓게 쌓아야 한다.셋째, 주변인을 배려하는 세심한 매너는 상대방을 녹아웃(knock out) 시킬 수 있는 카운터 펀치에 해당된다. 아무리 인상이 좋고, 대화를‘청산유수’처럼 이끌어 가도 상대방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매너이다.상대방의 옷차림, 대화소재, 가족 관계, 취미생활, 사소한 습관 등에 관심을 보이고 배려해 주는 것이다. 과거에 같이 마신 음료를 기억했다가 대신 주문하는 것은 기초에 속하고, 선호하는 자리 위치나 필요한 작은 선물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선물은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면서 최후에 동원해야 하는 수단이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준다고 해도 선물을 선뜻 받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문화권을 불문하고 성인은 대부분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에 익숙하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국가정보기관이 위에서 열거한 능력을 갖춘 뛰어난 비밀정보요원을 확보하는 것은 행운에 가깝다. 단기간에 육성하기도 어렵고, 비밀정보요원을 육성하는 체계를 제대로 갖춘 정보기관도 많지 않다. ◈ 뛰어난 사교술로 적국의 대통령까지 포섭해모사드가 선발한 엘리 코헨은 무난한 용모, 뛰어난 언변, 세심한 매너를 갖췄으며, 세계 최고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자랑하는 비밀정보요원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공적인 공작활동을 경험한 모사드도 엘리 코헨을 뛰어 넘는 비밀정보요원을 없었다고 할 정도이다.엘리 코헨은 타겟 국가인 시리아에 직접 침투하기 보다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1차 거점을 마련한다. 2차 대전을 피해 이주한 시리아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이 곳에서 이주민 단체를 직접 만들어 인맥을 넓히기 시작한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이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면서 시리아 외교관과도 친분을 쌓았다. 이 때 대사관 무관으로 파견 나온 아민 알 하피즈(Amin al-Hafiz)를 만난다. 그는 나중에 시리아 국방장관을 거쳐 대통령까지 역임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기반을 구축한 후 시리아로 건너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정치에 관련된 소문을 수집해 대화에 활용하고,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개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력 정치인, 사업가, 군인을 관리했다.일부 정치인들은 남의 눈이 드러나는 호텔 대신에 코헨의 아파트를 애인과 밀회를 즐기는 장소로 활용했다. 국방장관의 여비서, 항공사 스튜디어스, 여자 연예인 등도 아파트 애용자 중에 포함됐다.유흥을 위해 돈이 필요한 군인과 정치인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모사드가 국가 차원에서 사업을 지원했기 때문에 성공한 사업가로 정치인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했다. 모두가 돈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술도 마시고, 민감한 정치나 군사 관련 소재의 대화를 나누는데 거리낌이 없었다.엘리 코헨 자신도 시리아에서 전략적으로 방탕한 유흥생활을 즐겼고, 사후에 애인이 17명이나 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시리아 정보기관의 수장이 코헨의 신원을 보증했지만 뛰어난 사교력이 비밀정보활동의 바탕이 됐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코헨이 공작활동을 수행할 당시 모사의 2대 국장인 이세르 하렐((Isser Harel)이 조직을 책임지고 있었으며 코헨의 형인 모리스 코헨도 모사드 요원이었다. 아들인 샤이 코헨도 모사드 요원으로 헌신했지만 아버지와 같은 혁혁한 공적을 세우지는 못했다. 엘리 코헨은 아직도 모사드의 전설로 남아 있다. - 계 속 - ▲엘리 코헨의 결혼식 장면(출처 : 유튜브)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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