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의 기억술은 IQ보다 전문 훈련에 더 의존
민진규 대기자
2020-11-06 오전 11:20:17
영국의 명탐정 셜록 홈즈나 첩보영화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와 같은 사람들은 뛰어난 기억력을 자랑한다. 사소한 단서도 절대로 놓치지 않고 수집할 수 있는 것도 감각과 더불어 기억력이 좋기 때문이다.

유능한 탐정은 현장을 누비면서 각종 증거를 수집해야 하고, 기존의 증거와 비교해 새로운 증거의 수집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당연하게 다양한 기초 자료를 기억하지 못하면 좋은 증거를 수집하기 어렵다.

탐정의 조사방법이 탐문, 미행, 잠복 등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개별 기법에 따라 기억술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탐문을 할 때는 조사 대상자와 관련된 주변인과 대화하기 때문에 메모를 한다면 의심을 받으므로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 대화하면서 핵심 요점만 기억한 이후 메모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일부 초보 탐정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일반인들이 탐정에게 호의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조사 대상자가 우호적인 사람은 오히려 탐정이 나쁜 사람이라고 여긴다.

다음으로 미행을 시작할 경우에는 조사 대상자의 얼굴과 주변인의 인상을 기억해야 한다. 초보자처럼 현장에 나가서 확보한 사진과 조사 대상자를 비교하면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도심의 번화가나 쇼핑센터를 활보하는 사진에서 본 조사 대상자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짧은 시간에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로부터 타겟의 얼굴을 식별하는 훈련을 꾸준하게 받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잠복은 인내심도 요구되지만 눈 앞을 지나가는 행인이나 자동차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조사 대상자의 의복이나 차량 번호, 불특정 다수의 얼굴이나 차량 종류도 기억해야 할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은 만나는 인물도 일정하고 행동 패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주변인의 특징을 잘 파악해 기억하면 조사업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유능한 탐정은 신은 아니지만 조사업무에 탁월한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기억술도 지능지수(IQ)와 전혀 관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체계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향상이 가능한 영역이다.

미국의 CIA, 러시아의 SVR, 영국의 MI6, 이스라엘의 모사드, 중국의 국가안전부 등도 유능한 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기억술과 같은 과목을 가르친다. 선진국의 탐정아카데미도 국가정보기관과 유사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미국 CIA 빌딩의 현관에 서 있는 비밀요원(출처 : 홈페이지)
저작권자 © 탐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국내탐정동향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