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혼잡한 지하철에서 미행도 어려워
민진규 대기자
2020-11-12 오전 10:03:49
한국의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에 지옥철이라는 말을 듣는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이나 대구, 대전의 지하철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탐정이 지하철에서 미행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에 난처한 상황에 처해지기 쉽다. 예를 들어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미행을 해야 한다면 타겟을 계속 따라잡기 어렵다. 세부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타겟이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올 때부터 미행을 시작해 지하철역에 도착한 이후가 문제이다. 서울 시내의 전철역은 복잡한 상황이 아닌 곳이 없다.

승차를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 사이에 전철은 사람들이 짐짝처럼 밀려서 들어간다. 바로 옆 사람도 쳐다보기 어려울 정도라 감시가 힘들다.

어렵게 타겟과 같은 전동차에 탑승해도 내리기는 동시에 따라 내리기도 만만치 않다. 타겟이 출입문 근처에 서 있다가 사람들에 쓸려서 내린다면 상황이 종료된다. 탐정이 자신의 의지대로 내릴 상황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전철을 이용하다가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갑자기 KTX로 환승한다면 숙련된 탐정도 당황스러워진다. 이미 타겟이 KTX 승차권을 예매한 이후에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KTX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고 중간에 구매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무임 승차 단속이 강화됐다. 승차권을 구입해도 좌석이 지정되면 감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타겟이 탑승한 객차의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빈자리가 있다면 감시를 유지하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객차의 화장실 앞이나 통로도 좋은 관측소(OP)에 해당된다.

사실 타겟이 KTX 열차를 이용해 다른 도시나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의뢰인과 상담을 잘 유도하면 타겟이 업무상 혹은 개인적인 용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 몇개는 특정할 수 있는 편이다.

아무리 유능한 탐정이라고 하더라도 지하철과 KTX 열차의 탑승 여건에 따라 미행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탐정은 미행계획을 수립할 때 항상 최악을 경우를 가정해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한국보다 혼잡한 홍콩 지하철 전동차(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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