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엘리베이터 미행은 2회 이상 동승 금지
민진규 대기자
2020-11-27 오후 5:46:13
미행 경험이 풍부한 탐정이라면 조사 대상자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고 당황할 필요가 없다. 경찰관도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에 동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2시간 미행하는 동안에 몇회 탑승했는지에 따라 어려움의 정도가 달라진다. 바람을 피우는 여성이 남성을 만나 모텔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여성이 집에서 나와 전철을 탑승하기 위해 전철역으로 이동한다. 아직 나이가 젊기 때문에 전철역에서는 엘리베이터보다는 에스카레이트를 이용해 개찰구로 내려간다.

전철을 탑승하고 목적지 전철역에 도착해도 에스카레이트를 탑승하고 지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주로 전철역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목적지 전철역에 도착해 남성과 만나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도심 쇼핑센터에서 아이쇼핑을 즐긴다. 역 주변의 쇼핑센터에 들어가서 여성복 판매점이 있는 5층으로 이동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1시간 정도 여성복을 구경한 이후 다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으로 내려와 저녁식사를 위해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으로 이동하게 된다.

쇼핑센터에서 5분간 걸은 이후 상업용 건물의 10층 라운지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도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탑승한다. 아마도 레스토랑에서 직접 연인을 만나기로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식사하는 동안 약 1시간 정도 탐정은 레스토랑 앞 계단에서 기다린다. 이제 여성과 남친은 같이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탐정도 두명의 연인만 탑승한 엘리베이터에 동승한다.

다행스럽게도 연인은 더 멀리 가지 않고 도심 번화가에 위치한 모텔에 들어가면서 미행은 종료된다. 물론 연인이 모텔에서 나올 때까지 잠복해야 한다.

현장에서 불륜 조사를 담당한 탐정이라면 이와 같은 상황에 익숙할 것으로 생각된다. 간단한 도보미행임에도 불구하고 탐정은 타겟과 최소한 6회 이상 엘리베이터와 에스카레이트를 동승했다.

바람을 피우는 여성이라면 남편이나 누군가 자신의 뒷조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다면 어느날 점심부터 저녁까지 6번이나 직접 마주친 탐정이 우연히 만난 것이라고 믿을 여성이 있을까.

최소한 2명 이상이 미행조를 짜서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유능한 탐정이라고 2회 이상 타겟과 엘리베이터를 동승하는 것은 위험하다.

남녀를 포함해 다수의 인원을 동원해 구간마다 미행조를 바꾸는 것이 현명한 이유다. 경찰이나 국가정보기관도 미행을 가장 어려운 임무로 생각하며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양성한다.

▲중국 남부 선전의 해안에서 출어하는 어선(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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