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탐정이 갖춰야 할 5가지 자질
민진규 대기자
2021-04-01 오전 9:42:20
지난해 8월 5일 탐정업이 합법화되기 이전에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불법 심부름센터나 흥신소를 운영했다. 탐정이 허용되면서 경찰, 정보기관, 검찰, 군 특수부대 등의 출신들이 탐정업에 투신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탐정의 역사가 일천하지만 명탐정 셜록 홈즈와 같은 유능한 탐정이 나와 각종 미제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은 많다. 그렇다면 유능한 탐정의 자질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첫째, 탐정은 철저한 신용을 바탕으로 신뢰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의뢰인의 비밀을 준수하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도 철저하게 비밀로 보장해줘야 한다.

조사 현장에 정시에 도착하고, 약속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도 탐정의 기본적인 자질에 속한다. 의뢰인에게 조사 내용에 대해 있는 그대로 진실을 전달하려는 의지도 신뢰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미행과 잠복 등 조사과정에서 필요한 통찰력도 가져야 한다. 의뢰인이나 조사 대상자의 이야기 속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문이 있는지 파악해야 실수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겟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탐정의 조사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하고, 냉정한 판단 속에서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므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현명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셋째, 정치, 경제, 사회, 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갖춰 만물박사가 되려는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가사분쟁, 기업조사, 국가업무 등 탐정이 맡을 수 있는 업무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을 요구한다.

인간의 심리, 특정 업무의 속성 등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의뢰받은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어렵다. 평상시에 전문서적과 교양서적을 포함한 많은 책을 읽고, 인간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넷째, 의뢰인뿐만 아니라 타겟이나 주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흐름을 맞춰주는 이야기꾼이어야 한다. 의뢰인과 상담은 조사업무의 성격, 기간, 난이도, 성공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주변인과 대화하는 탐문조사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성껏 들으려는 자세가 없다면 양질의 정보를 얻기란 불가능하다. 대화는 단순 요령보다는 진실한 자세가 상대방에게 전달될 때 성공확률이 높다.

다섯째,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업무이기 때문에 강한 정신력과 인내력을 갖춰야 한다. 밤새도록 혹은 며칠간 이어지는 잠복은 종종 인간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아주 경험이 풍부한 탐정조차도 물질, 성(性), 감정 등 동물적인 유혹을 견디지 못해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특히 의뢰인에 대한 부절적한 행동으로 본질을 훼손하면 전문가로써 인생은 끝이다.

마지막으로 탐정은 내밀한 인간의 비밀을 다루며 정보전문가이기 때문에 희생정신이 중요하다. 화려한 불빛보다는 '그림자'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성공한다.

선진국의 정보기관도 요원들에게 윤리교육을 강화하는데, 드러나지 않으며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에 봉사하겠다는 정신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함이다.

국내에서 탐정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지만 선진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교육과 태도를 학습한다면 바람직한 탐정의 '역할 모델(role model)'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셜록홈즈의 유언' 이미지(출처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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