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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7오는 9월 29일 21세기전략연구원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순직 정보요원에 대한 첫 공개 추모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199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피살된 최덕근 영사를 추모하기 위한 학술 세미나가 열린다.1996년 10월 1일 강원도에서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대대적으로 전개 중이었다. 동년 9월 15일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된 북한 잠수함을 이탈한 무장공비들이 북한으로 복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북한이 대남 방송을 통해 연일 ‘백배, 천배 보복’을 협박하고 있는 긴장된 준 전시 상황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주재하던 한국 외교관이 피살됐다.미국 100달러 위조지폐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던 안기부 소속 최덕근 영사였다.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이 현장에서 목격됐고, 사체에서는 북한 공작원들이 사용하는 ‘네오스티그민 브로마이드’라는 독극물이 검출됐다.살인 사건은 여러 정황상 북한 공작원의 소행이라는 점을 추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의 수사는 답보상태를 거듭하다 결국 2011년 10월 1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이후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2012년 10월, 러시아 검찰의 수사 재개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소극적인 러시아 정부기관의 수사 의지를 감안하면 범인 검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오는 9월 29일 오후 2시, 한국행정학회 세미나실에서 최덕근 영사 피살 25주기를 맞이해 국정원 전직 모임과 민간 학술단체들이 공동으로 ‘최덕근 영사 순국 25주기 추념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이번 세미나는 몇 달 전 원훈석(院訓石) 문제로 국정원의 정체성이 논란을 빚은 시점에서, ‘순직 국정원 요원에 대한 첫 학술세미나’ 및 ‘국정원 순직 직원에 대한 민간 차원의 첫 공개 추모행사’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국가사이버안전연합회, 국가안보통일연구원, 국가유공자복지나눔재단, 나원호 요양원, 단우회, 미래대안행동, 북한연구회,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심우회, 정주진 TV, 진단과대안연구원, 청장생활정보?법률연구소, 포럼 감성과문화, 한국범죄연구원, 해우회, 21세기전략연구원 등 16개 단체가 후원한다.그리고 국정원, 외교부, 대통령경호처에서 퇴직한 전직 직원들과 다수의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범죄연구원의 이대희 원장이 진행하는 세미나는 최덕근 영사의 동료였던 신언 해우회 회장, 서원환 심우회 회장, 정창열 북한연구회 회장, 최현철 21세기전략연구원 원장의 추모사로 시작된다.1세션에서는 최 영사의 약력 및 활동 소개, 2세션에서는 국가정보요원의 순국과 보훈사례 소개, 3세션에서는 최덕근 영사 순국을 통해 본 해외정보활동 방향 등이 각각 논의될 예정이다.세미나 추진의 실무를 맡고 있는 동국대 장석광 교수(이하 장 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최덕근 영사의 25주기 기일을 계기로 국가를 최우선으로 살다 이름 없는 별로 남은 모든 정보요원들을 기리는 행사이다.”라고 말했다.또한 장 교수는 “정보기관 개혁이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모사드와 CIA를 얘기하지만, 정작 미국과 이스라엘 국민들이 순직한 정보요원들을 어떻게 예우하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세미나 관련된 문의는 '최덕근님 순국 25주기 추념 학술세미나 추진 위원회' 간사인 장 교수(핸드폰 : 010-6229-5844)에게 하면 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최덕근님 순국 25주기 추념 학술 세미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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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지난해 8월부터 탐정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탐정을 관리할 수 있는 가칭 탐정업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탐정업체와 관련 단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없는 아노미(anomie)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탐정이 수행하는 업무가 100여가지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혼란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캐나다 탐정의 조사 사례를 연구해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하고 있는 탐정기업 IIS(Integra Investigation Services Ltd., 이하 IIS)는 지역 경찰로부터 대기업 A사를 조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A사의 제조 시설에서 광범위한 마약 사용과 직원들에 대한 마약 판매 등에 관한 증거를 찾는 임무였다. 또한 고위 경영진이 이 사건에 연류돼 있다는 루머도 퍼졌다.IIS는 잠복 조사를 위해 마약거래가 의심되는 직원 근처에서 일하도록 제조 시설에 배치됐다. 결국 잠복 수사관은 근무시간 외에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교제했으며 같은 그룹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멤버로 인정받았다.잠복 요원은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으며 마약과 관련이 있는 직원을 특정하고 수집된 증거들을 지역 경찰에 전달했다.IIS 탐정 요원의 잠복 수사로 마약 소지자 4명, 마약 밀매자 1명 등 총 5명의 직원에 체포할 수 있는 증거들이 수집됐다. 고위 경영진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IIS는 지난 1989년 설립한 이후 기업 내부 부정행위 조사, 인적 자원 조사, 내부 잠복 조사, 보험 사기 조사, 감시, 정보 수집 및 데이터 조사, 법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아동납치 용의자 감시 중인 탐정(출처 : CROW P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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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91943년 4월 영국 정보기관인 MI6는 ‘민스미트공작(Mincemeat Operation)’ 이라는 비밀공작을 단행한다. 연합군이 이탈리아의 시실리로 상륙하는 것을 숨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비밀공작은 수행하기가 어렵지만 성공했을 경우에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공작이라 소개한다.2차대전 초기만 하더라도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유럽 전역을 점령하고, 아프리카 북부의 유전지대까지 장악했다. 하지만 북아프리카에서 ‘사막의 여우’로 불렸던 독일 장군 롬멜의 전차부대가 타격을 받은 이후 유럽대륙으로 전선을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유럽대륙은 독일의 육군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연합국은 공격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정보기관은 독일의 정보기관을 기만해 유럽대륙에 군대를 상륙시키려고 민스민트공작을 실행하게 된다.민스민트(mincemeat)는 ‘다진 고기에 사과, 건포도, 향료 등을 섞은 것’을 말하며 파이 속에 집어 넣어 요리한다. 민스민트공작의 핵심은 죽은 비밀공작원이 소지한 문서를 믿도록 만드는 것이다.비밀공작원의 경력을 날조하는 것을 전문용어로 ‘레전드(legend)’, 즉 전설이라고 한다. 영국 최고 정보기관인 MI6 가 민스민트공작에서 죽은 군인의 레전드를 만든 과정과 실제 효과를 차례대로 살펴보자. ◈ 아군을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야 레전드도 먹혀민스민트공작에 동원된 인물은 영국 해병대 소령인 ‘윌리암 마틴(William Martin)’이다. 마틴은 북아프리카에서 작전 중인 영국 장군에서 보내는 비밀문서를 휴대하고 항공기로 가던 중 스페인 해안에서 항공기가 추락해 사망한다.사망한 마틴 소령의 시신은 파도에 떠밀려 스페인 남부 해안에 도착했고, 어부가 시신을 발견해 정부에 신고한다. 당시 스페인은 중립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독일 나찌 정부와 협력하고 관계를 유지해 마틴 소령의 몸에서 나온 비밀문서의 복사본을 만들어 독일 정보기관인 아프베르(Abwehr)에 제공했다.비밀문서의 내용은 영국 장군 2명이 연합국이 유럽대륙으로 진격하기 위해 상륙할 장소가 그리스와 이탈리아 서쪽의 사르디니아이며, 이탈리아 남쪽 섬인 시실리는 위장된 타겟이라고 설명하는 것이었다.독일 정보기관은 이미 영국에 광범위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비밀문서의 내용을 믿지 않았다. 영국 정보기관도 독일이 런던에서 암약하고 있는 스파이를 통해 마틴 소령의 신원이나 행적을 자세하게 확인할 것이라는 점을 파악해 레전드를 조작했다.마틴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해병대에 소령 계급으로 마틴의 성을 가진 군인이 여러 명이었기 때문이다. 해군 정보부서도 그의 죽음과 공식적인 임무에 대한 자료를 조작하기 쉬웠다.마틴의 신원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그의 약혼녀인 팜(Pam)의 사진도 지갑에 넣었다. 팜은 당시 정보기관인 MI5의 실제 직원인 낸시 진 레슬리(Nancy Jean Leslie)의 사진이 둔갑한 이름이었다. 2개의 연애편지도 함께 주머니에 넣었다.런던 시내 보석점에서 53파운드를 지불하고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구매한 영수증, 가공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편지 등도 동봉했다. 아버지의 편지에는 집사 변호사가 로이드은행에서 79파운드를 추가로 인출해 반납해야 한다고 통보했다는 메모 내용도 포함됐다.시체가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어서 발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물속에서 편지의 글자가 지워지지 않도록 오랫동안 유지되는 잉크를 제작하기 위해 과학자들도 동원됐다. 우표 책, 은제 십자가, 담배, 성냥, 연필, 열쇠, 새로운 셔츠 구입 영수증 등도 포함됐다.최근까지 마틴 소령이 런던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런던 극장의 티켓, 해군 클럽에서는 4박한 숙박료 지불 영수증 등이 추가됐다. 1943년 4월 18일부터 24일까지 런던에서 활동한 일정을 증명할 다양한 서류를 만든 것이다.신분증의 사진에 나타난 유니폼도 최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것으로 교체했다. 시체의 의복이나 속옷도 계속 입었던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입던 것을 구했다. 완벽하게 위장한 시체를 HMS Seraph 잠수함에 싣고 스페인 남부 해안으로 이동한 후 흘려 보냈다.시체의 방류시간은 해류의 흐름, 주변의 기상, 어부들의 활동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연스럽게 빨리 발견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 계획대로 스페인 어부가 쉽게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고, 스페인 정부는 영국 정보기관이 의도한 대로 독일에 비밀문서의 내용을 전달했다.독일은 이후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마틴 소령의 신원이나 편지의 내용을 확인했고, 진짜 인물로 오인했다. 아군도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영국 정보기관의 레전드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것이다. 하지만 가짜 서류를 믿고 상황을 오판한 결과는 승승장구하던 히틀러의 군대를 수세로 몰리게 만들었다. ◈ 비밀문서를 오판한 히틀러는 패망을 재촉해1943년 5월 14일 독일은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영국의 상륙지점에 대해 토론했지만 무솔리니는 비밀문서의 내용과 반대로 시실리가 상륙지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그리스, 이탈리아 서부의 사르디니아, 프랑스령의 코르시카가 될 것이라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상륙을 저지하라고 요구한다.독일의 1사단은 프랑스에서 그리스의 살로니카로 이동했다. 불과 1개월도 되기 전인 6월말까지 사르디니아에 주둔한 독일군은 1만명으로 2배로 늘어났다. 2개 사단도 동부 전선에서 그리스가 위치한 발칸반도로 이동했다.독일 구축함도 이탈리아 시실리에서 그리스 섬으로 이동했다. 독일의 7개 사단이 그리스로 이동해 8개 사단이 배치됐다. 10개 사단은 발칸반도로 이동해 발칸반도에 주둔한 사단도 18개로 늘어났다.1943년 7월 9일 시실리를 연합군이 공격한지 4시간이 지난 후에도 시실리에 배치된 독일 공군 전투기 21대가 사르디나를 지원하기 위해 출격했다. 히틀러는 시실리가 점령된 이후에도 연합군이 그리스로 상륙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의심이 많은 히틀러는 마틴 소령이 소지한 비밀문서를 믿었기 때문에 연합군이 그리스를 공격하기 위해 시실리를 공격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실리에 상륙한 연합군은 이탈리아 반도로 북상해 유럽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독일은 가장 강력한 우군인 이탈리아를 잃고 전선을 점점 뒤로 물릴 수 밖에 없었다. 연합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한 이후에서야 마틴 소령의 비밀문서가 가짜라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전세를 뒤바꾸기에는 늦어버렸다.유능한 첩보원 1명은 군인 10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으며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러시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첩보원으로 불리는 리차드 조르게는 일본군이 소련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로 독일군의 침공으로 풍전등화에 처해진 레닌그라드를 구했다.- 계 속 - ▲영국의 Mincemeat Operation 자료(출처 : MI6)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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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영화 ‘공작’의 누적관객이 496만명으로 달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비밀공작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이 등장한 것과 현재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작용했다.영화의 주인공인 흑금성의 진술에 의존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모든 것을 다 담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비밀공작원의 활동 일면을 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표면적인 활동을 파악했다고 해도 진면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독약 앰플을 포장한 이빨로 자결을 시도하는 것이 마지막 임무국가정보기관의 활동은 정보활동, 방첩활동, 비밀공작활동 등 3가지로 구분된다. 비밀이 보장돼야 하고, 위험이 수반되는 것은 모든 활동이 마찬가지기 때문에 어떤 활동이 더 어렵다고 말하기는 어렵다.일반적으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은 수요가 많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국가정보기관의 활동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투입되는 공작원의 신변위험이 높고 성공가능성이 낮은 비밀공작활동은 명확한 판단기준에 따라 진행한다.비밀공작활동은 성공가능성이 확실해야 하고, 출처를 은폐할 수 있다는 등의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때 실행에 옮겨진다. 당연하게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비밀공작활동은 해외에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발각됐을 경우에 출처를 은폐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어진다.비밀공작에 투입된 공작원의 체포되거나 신분이 노출된다면 상대국 입장에서 전쟁이나 외교분쟁도 불사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공작원이 체포될 때는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가 공작원 자신을 제거하는 것이다.냉전 당시에 사회주의 국가의 국가정보기관은 공작원이 체포될 경우에 자결할 수 있도록 독약 앰플을 제공했다. 주머니나 신체의 특정 부위에 숨기고 있다가 체포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항상 휴대했다.하지만 이러한 자살 전략이 노출되면서 공작원을 체포한 즉시 신체수색을 가해 독약 앰플을 압수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 됐다. 이후에 나온 것이 독약 앰플을 이빨로 포장한 후 잇몸에 임플란트로 설치하는 방식이 선호됐다.아래 그림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쳐진 부문이 독약 앰플이 숨겨진 인공 이빨이다. 체포되는 순간 이빨을 강하게 무는 방식으로 앰플을 깨뜨려 자결하기 때문에 심문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공작원의 이름뿐만 아니라 신원를 파악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속담처럼 인종적인 특성이 나타난다고 해도 무조건 부인하면 확인할 방법이 없어진다.일반적인 독약과 달리 순식간에 사망하기 때문에 고통을 느낄 시간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영국에서 반역자를 처단한다는 명목으로 사용하는 각종 독약도 노출된 후 수초 이내에 사망한다. ◈ 북한 공작원은 성공했지만 미국 CIA는 실패한 임무정보기관에서 비밀공작에 투입된 공작원의 마지막 임무가 ‘공작자산’인 공작원인 자신을 제거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은 임무이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공작원들은 대부분 성공하는 편이다.1998년 속초 앞바다로 침투하다가 좌초된 북한의 잠수정 내부를 확인한 결과 조장이 승조원을 모두 사살하고 자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생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다.하지만 자유주의국가에서는 공작원에게 자결을 강요하지는 않는 편이다. 기본 수칙으로 정해져 있지만 오히려 생포되는 것을 선택하는 공작원도 있다. 미국 CIA는 1960년대 2회에 걸려 공작자산을 제거하는데 실패했다.1960년 미국 CIA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투입했던 비밀공작용 항공기가 격추됐다. 수송기는 미국 국기 표시를 달고 있었으며, 조종사는 미군 신분증을 소지한 채로 체포됐다.같은 해 소련이 중앙아시아에서 수행하는 핵 및 미사일개발 프로젝트를 감시하기 위해 파키스탄 카라치공항에서 이륙한 미국의 U-2정찰기가 소련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조종사는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았고, 비상착륙 후 소련군에 체포됐다.당시 조종사는 착륙한 이후 비행기를 폭파하거나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다. CIA의 훈련 지침대로 독약 캡술을 소지했지만 사용하지는 않은 것이다. 미국 정부와 소련이 협상을 진행해 조종사는 죽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미국의 U-2정찰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북한의 공작원은 자신에게 부여된 마지막 임무를 성공했지만 미국 CIA 직원들은 실패했다.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지은 요인인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현실적으로 개별 공작원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포기하기 어려운 임무라고 볼 수 있다. - 계속 - ▲독약 앰플이 포장한 황금색 이빨(출처 : iNIS)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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